[사설] 농식품 수출 보조금 지원, 해법찾기 나선 경기도

‘농식품 수출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 등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본보 K-ECO팀의 ‘WTO 지원 종료, 비극의 카운트다운’ 연속보도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경기도가 대안 모색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자칫 도산할 수도 있는 수출 농가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회원국들의 공정한 수출 경쟁을 위해 ‘농업 수출 보조금’을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24년부터 정부·지자체를 통해 지원받던 물류비·마케팅비 지원이 중단된다. 수출 보조금이 중단되면 물류비 의존도가 높은 농가들에게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경기도를 포함한 한국의 농산물은 한류 열풍을 타고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의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113억5천만달러를 넘었다. 경기도 수출액도 최근 5년간 12억9천여만달러에서 15억7천여만달러로 증가했다. 정부가 농식품 수출업계에 지원하는 마케팅비·물류비는 연간 300억원이다. 하지만 이 보조금이 중단되면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농가들엔 큰 위기다. WTO 협약으로 정부가 보조금 지원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충남도는 ‘비관세장벽 해소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자체적인 수출 인프라를 구축한 충남도는 국내 최초로 인도 시장을 개척했으며, 인도네시아 배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본보 보도 이후, 경기도도 WTO 협정문에 위배되지 않게 농식품 업체들을 지원하는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대폭 줄인 해외시장개척 사업 예산을 다시 증액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등으로 줄었던 사업비(2021년 7억원→2022년 3억5천만원)를 다시 7억원으로 늘린다. 사업의 다변화도 모색한다. 농식품 수출의 해외시장개척 사업은 해외판촉전 개최, 맞춤형 해외마케팅, 국제화훼박람회, 온라인 수출상담회, 수출탑 시상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도는 여기에 미디어 마케팅, 해외 정보조사, 온라인 모바일 마케팅 등의 사업을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에 진행하던 수출전문 인력·전문단지 육성, 콜드체인 구축 등의 사업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경기도의회도 농식품 수출 보조금 폐지와 관련, 경기도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현재 도는 수출 농민단체 등과 직간접 지원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의회, 관계기관 등이 협력하고 지원하면 수출 농가를 살릴 수 있다. 이는 농민과 농촌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사설] 이성희 회장 “소비자 부담 덜어드리겠다”/농협 김치 가격 동결, 국민이 높이 평한다

김장 담그기가 갈수록 버거워지고 있다. 김장 비용이 최근 5년 사이에 35%나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4인 가구 기준 김장 재료 소비자 가격이 2017년(11월 기준) 24만원에서 지난해(12월 기준) 32만4천원으로 증가했다. 핵심 재료인 배추와 고춧가루 가격 변동이 김장 비용 상승 폭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배춧값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올라 있다. 김장 비용이 40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1∼15일 배추 10㎏ 평균 도매가는 3만4천644원이다. 1년 전(1만3천354원)과 비교해 2.6배 증가했다. 무는 20㎏ 평균 도매가가 3만3천96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다른 주재료인 건고추(30㎏)와 깐마늘(20㎏) 도매가도 1년 전보다 각각 9.5%, 6.2% 상승했다. 배춧값이 특히 걱정이다. 20일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가가 9천738원으로 1년 전(5천683원)보다 무려 71% 올랐다. 생육기 고온현상, 수확기 폭염·장마·태풍 등의 영향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김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터 ‘비비고’ 김치 가격을 채널별로 평균 11% 수준으로 순차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의 마트 가격이 3만800원에서 3만4천800원으로 올랐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대상도 내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린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대상은 3월 각각 김치 가격을 올려 올해만 두 번째 인상이다 이런 가운데 김치 가격 동결을 선언한 곳이 있어 주목된다. 김치 브랜드 ‘한국농협김치’를 판매하고 있는 농협이다. 26일 ‘김치 가격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배춧값이 1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것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그 취지를 밝혔다. “김장철을 앞두고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큰 상황에서 우리의 필수 먹거리인 김치 구매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한국농협김치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절임배추를 싼값에 판매하는 곳이 있기는 하다. 롯데마트가 29일부터 진행하는 ‘절임배추 반값 판매’ 행사다. 절임 배추 20㎏이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인 4만원대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판촉의 성격이 강하고, 예약한 일부 고객에게만 제공된다. 농협의 김치 가격 동결은 이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판매되는 모든 김치의 가격을 상당 기간 동결하는 결정이다. ‘팔수록 손해’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온다. 물가 인상 공포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가계 부담이 아닌 것이 없다. 바로 이런 때 농협이 내린 결정이라서 더욱 크게 다가온다. 농협의 이번 결정이 모든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사설] 중앙당 이어 경기도의회도 가처분 사태/국민의힘, 스스로 법원예속을 부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도 내부 소송전에 돌입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법원에 곽미숙 대표의원(고양6)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곽 대표 선출이 당규를 지키지 않아 위법 행위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당규에 당 대표는 의원 총회에서 선출하도록 돼 있다. 곽 대표는 재선 이상 의원 15명의 추대로 선출됐다. 6월17일 11대 도의원 당선인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다. 초선 의원 60여명의 선거권이 박탈된 셈이라고 비대위는 설명했다. 아울러 당 대표 출마 의사가 있었던 임상오 의원(동두천2)에 대한 피선출권 박탈 문제도 주장했다. 임 의원은 당시 상견례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곽 대표를 비롯한 대표단에서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철회되지 않는 이상 곽 대표의 대표직 자격은 수원지법의 결정과 판결에 의해 결정나게 된다. 법조계 의견은 갈린다. 곽 대표 선출 과정이 당규에 따르지 않은 정황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부분을 재판부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곽 대표의 직무 정치 신청은 인용될 수 있다. 반면, 상견례에서의 선출을 당에 부여된 자율권의 범주로 본다면 신청은 기각된다. 어떤 쪽으로 결정 나더라도 이상할 건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래저래 당 내분이 판사의 손으로 옮아간 상황이다. 국민의힘 중앙당 내분 사태와 판박이다. 국민의힘 중앙당은 일찌감치 소송전에 돌입해 있다. 1차전은 이준석 전 대표가 이겼다. 주호영 비대위의 출범이 위법하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이어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가 3건의 가처분을 신청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집행 정지가 핵심이다. 소송 시작 이후 국민의힘은 돌이킬 수 없는 내분에 들어갔다. 유승민 전 대표 등 친 이준석계와 반 이준석계의 갈등이 최고조다. 신당 창당 등 파국을 예고하는 전망이 끊임없이 나온다. 28일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당내 분열은 확정적이라는 것이 모두의 전망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사태도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비대위 측은 가처분 신청 사실을 밝히면서 다시 한번 대표단을 맹비난했다. “곽 대표의 일방적 행보는 교섭단체로서의 국민의힘 역할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급급한 대표의 행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대표단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며 관망하고 있고, 경기도당은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표단은 작금의 상황에 대해 언론 보도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상초유의 대표 직무집행정치 가처분 신청 사태를 도민에게 알리지 말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의장 빼앗긴 내분’은 이미 한 달을 넘겼다. 가처분·본안의 송사를 시작했으니 또 얼마나 더 갈까. 국민의힘 문밖에 쌓여 가는 경기도 현안이 산더미다.

[사설] 정부는 외환위기와 무역적자 대비책 철저히 준비해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미 예상된 것이지만 연준은 지난 6월 이래 사상 초유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함으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2.25~2.50%에서 3.00~3.25%로 상승해 14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미국에 이어 영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국도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은 앞으로도 물가상승이 2% 이내로 잡히지 않으면 또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밝혔다. 문제는 이로 인한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영향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그동안 2.50%로 동일했던 한·미 기준금리가 한 달 만에 미국이 오히려 0.75%포인트 높아지는 큰 폭의 ‘금리 역전’이 재연됐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천400원은 물론이고 장중 1천410원대까지 추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대로 진입하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 만이다. 이러한 원화가치의 하락에 이어 최근 수출까지 6개월 연속 부진해 무역적자가 무려 300억 달러에 이르고 있어 한국 경제 상황은 그야말로 암울하다. 한국 경제는 수출을 기반으로 형성돼 있는데, 지난 4월 이래 계속 적자다. 특히 반도체 불황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 또한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경제 위기가 오고 있음에도 정부는 안이한 인식에 따른 대처를 하고 있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 저지선이 뚫리자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한 쏠림”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원화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는 22일 개최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연준의 긴축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탓에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하고 있을 뿐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경제위기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국제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만 치부, 소극적인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이는 잘못된 인식과 대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환율 1천400원 선 돌파, 무역적자 지속, 한·미 간 금리 역전, 주가 2천300선 붕괴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 적극적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한·미 간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 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 한은 기준 금리를 빅스텝으로 올리는 동시에 경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을 추진, 안전판 역할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경제위기에 대한 안이한 인식에서 벗어나 적극적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거듭 강조한다.

[사설] 사회적 관심도 못 따라가는 들쭉날쭉 판결/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마련하라

동물 학대자에게 징역형이 잇따라 선고돼 주목을 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 3단독이 21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부터 지역 내 대학교 캠퍼스, 초등학교 인근에서 길고양이 10여 마리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전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같은 법원에서는 20일에도 길고양이 16마리를 학대하고 살해한 이른바 ‘폐양어장 길고양이 학대’ 피고인에게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했다. 두 사건 모두 학대·살해 방법이 잔혹해 지역 사회에 충격을 줬다. 검찰은 동물보호법 외에 절도, 재물손괴 등 여러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면서 단죄 의지를 분명히 했다. 판결문은 ‘수법의 잔혹성과 생명 경시의 잠재적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사건에 제기됐던 우려와 공포심을 충분히 반영한 판시로 해석된다. 이날 형량을 보면서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전국 법원에서 내려지는 동물학대에 대한 형량이다. 재판부에 따른 차이가 너무 크다. 현행 동물학대죄의 법정 최고형은 3년이다. 실제 선고되는 형량은 들쭉날쭉이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법무부 등으로부터 제공 받은 자료가 있다.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은 전체 4천221명 중 4명이다. 1천965명(46.6%)은 불기소, 1천372명(32.5%)은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다. 122명(2.9%)이 정식재판으로 넘겨졌는데, 실형은 19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징역 2년6개월, 1년4개월이다. 우리가 동물학대 사범에 대한 형량을 일률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처벌이 지나치게 솜방망이라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도 그대로 존중한다. 문제는 불기소, 벌금, 실형을 오가는 처벌 편차다. 동물 살해의 구체적 상황은 자세히 보면 다 잔혹하다. 검찰에 의해 정식 기소될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처벌의 편차, 특히 재판부에 따른 형량의 편차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다. 만일 인명의 문제였더라도 이럴 수 있었을까. 정부가 지난해 대법원에 동물학대 관련 범죄 양형기준 마련을 요청했다. 작년 4월 출범한 제8기 양형위원회가 다른 시급한 양형기준 대상보다 법정형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동물학대 관련 양형기준은 설정 대상에서 뺐다. 하지만 이제는 시기가 됐다. 설정해야 한다.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엄청나게 높아졌고, 그 적용을 두고 벌이는 사인간의 충돌도 심각하게 늘었다. 이 과도기적 혼란을 없애는 방법 중 하나가 엄격하고 예측 가능한 처벌 형량이다.

[사설] LH 건설폐기물법 위반·과태료 ‘1등’, 공기업 맞나

대다수 건설사들이 건설폐기물법을 지키지 않아 ‘환경 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7년간 공공·민간업체를 통틀어 건설폐기물법 위반 건수와 과태료가 가장 많았다. 정부투자기관이 ‘불법 1등’이라니 황당하다. 국회 환경노동위 김영진 의원(민주당·수원병)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건설폐기물법 위반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공공기관과 민간업체의 위반 내역은 총 7천448건에 달했다. 보관기준 위반이 3천64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처리기준 위반(921건), 무허가 처리(101건), 관리대장 미작성(79건), 불법투기(39건), 기타(2천686건) 등의 순이었다. LH의 위반 건수는 총 184건에 달했다. 다른 공기업들도 많다. 국가철도공단(25건), 수자원공사(23건), 한국도로공사(22건), 한국전력공사(19건), 한국농어촌공사(16건), SH공사(13건), 인천도시공사(7건), 한국가스공사(6건), 경기도시공사(6건) 등이다. 민간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건설은 7년간 총 134건을 위반했다. 이어 포스코건설(108건), 대우건설(107건), 롯데건설(93건), GS건설(92건), 서희건설(72건), 현대산업개발(72건) 순이다. 건설폐기물법 위반으로 7년간 부과된 과태료는 공공기관과 민간업체를 합해 76억1천300만원에 달했다. LH의 과태료는 4억2천640만원이다. 민간업체는 현대건설이 3억5천500만원, 포스코건설 2억9천780만원, 대우건설 3억790만원, 롯데건설 2억2천790만원, GS건설 2억950만원 순이다. 공공기관과 국내 대표 건설업체의 건설폐기물법 위반 행위는 상습적이다. 건설폐기물법은 건설사가 공사 시작부터 완료 때까지 발생하는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거나 재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처리 기준 및 처리업, 처리시설 등을 규정해 두고 이를 지키도록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은 과태료로 때우면 된다는 듯 매년 법을 어기고 있다. 과태료는 국민의 세금이거나 아파트 분양가 등에 포함돼 결국 서민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환경부는 “업계에서 참고할 수 있는 공사현장 건설폐기물 분리·배출 및 보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아직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불법을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건설업계의 불법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5t 미만 폐기물의 신고의무 면제다. 건축폐기물에 대한 지속적이고 보다 강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사설] 조국 살리려 퇴행한 학생 봉사 점수制/이제 원래 취지대로 되돌려 놔야 한다

경기도의 한 자원봉사센터에서 학생 봉사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 단체의 청소년 방학프로그램 참가자가 지난해 0명이었다. 2019년에는 3천318명, 2020년에는 1천379명이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여기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 상황을 보여주는 관련 통계가 있다. 1365 자원봉사포털 자료다. 2019년 175만여명에서 2021년 39만여명으로 급감했다. 시기적으로 코로나19가 원인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직접적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해야 할 근거가 사라졌다. 교육 당국이 2019년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2024학년도 교육 과정부터 정규교육 과정 외 수상 경력, 개인 봉사활동 실적 등을 적는 비교과 활동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도록 했다. 중학생은 의무 봉사활동을 60시간에서 15시간으로 줄였고, 고등학생은 2024학년도부터 대학에 입학하는 고1, 2의 개인 봉사활동을 인정하지 않게 했다. 1996년 시행 이래 가장 큰 퇴행적 변화다. 개정의 배경은 세상이 다 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허위 스펙 사건’이다. 스펙 논란을 없애겠다며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당시 조 전 장관 측이 주장했던 논리가 있다.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가 공개적으로 이렇게 주장했다. “인턴 등을 어느 정도까지 ‘허위 스펙’으로 볼지,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을 할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함께 기준을 세워나갈 문제이지, 곧장 구속할 사안은 아니다.” 그런 와중에 개정됐다. 봉사활동 상당수가 허위 스펙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대입 관련 자료로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내포하고 있다. ‘허위가 만연하니 처벌하면 안 된다’는 조 전 장관 측 논리를 그대로 뒷받침한다. 말도 안 되는 판단이다. 전인교육, 인성교육의 기치로 23년을 시행하던 제도다. 역대 진보 정권에서 특히 강조된 부분이기도 하다. 거기 문제 있다면 보완해 나가는 것이 옳다. 이걸 갑자기 폐지 수준으로 바꿨다. 물론 제대로 된 공청회도 없었다. 입시의 핵심은 필기 시험이다. 예비고사, 학력고사, 수능으로 이어져 온다. 이것도 매번 잡음이 있고 비난이 따른다. 현장에서의 부정 행위, 출제의 적정성 등이 없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심지어 시험지가 유출돼 시험이 연기되는 초유의 역사도 있다. 그렇다고 필기 시험이 폐지된 적이 있나. 그런데 봉사 점수제는 느닷 없이 축소됐다. 커닝 학생 한 명 잡았다고 대입 필기 시험을 없앤 꼴이다. 정치가 교육을 망친 예다. 다시 논의해야 한다.

[사설] 옥상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확대해 피해 예방해야

아파트 옥상 비상문을 열어라, 닫아라 논란이 크다. 소방은 화재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경찰은 범죄와 추락 사고 등의 예방을 위해 잠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동개폐장치 설치가 대안으로 꼽히지만 설치하지 않은 곳이 상당히 많다. 건물 옥상에서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23층 아파트 옥상에서 5세 남자아이가 떨어져 숨졌고, 중학생이 5층 상가건물 옥상에서 다른 건물 옥상으로 뛰어 넘다 추락해 사망했다. 대학생이 대학교 건물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고도 있다. 옥상은 청소년들의 범죄 장소로도 이용된다. 벽돌 등 물건을 투척해 지나가는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다. 각종 범죄 및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옥상 비상문을 폐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소방당국의 설명을 들으면 옥상문을 잠그면 안될 것 같다. 2020년 12월 군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일부 주민이 옥상으로 피했지만 비상문을 찾지 못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고층 아파트에선 화재 발생 시 지상으로 내려가는 게 불가능해 옥상으로 대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옥상 비상문이 잠기면 피할 곳이 없어진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주거시설 중 공동주택 화재가 전체 1천17건 중 537건(52.8%)으로 가장 많았다. 고층 아파트 화재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재난대피 공간인 옥상 관리가 필수다. 지난 3년간 화재로 인한 사망자 1천19명 중 92명이 옥상문과 같은 출입구 폐쇄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소방청 통계도 있다. 공동주택 옥상문 논란의 대안으로 등장한 게 ‘자동개폐장치’ 설치다. 자동개폐장치는 화재 등 비상 상황에서 소방시스템과 연동돼 잠김 상태가 자동으로 풀려 신속한 대피를 도와준다. 2016년 이후 지어진 공동주택은 자동개폐장치 설치가 의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은 의무대상이 아니어서 설치하지 않은 곳이 많다. 도소방재난본부는 도내 옥상 비상문 자동개폐장치가3만5천124개동 중 1만9천380개동(55.2%)에만 설치됐다고 밝혔다. 비상문 의무설치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의무설치 대상을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서 헬리포트가 설치된 건축물이나 옥상광장이 있는 1천㎡ 이상 공동주택으로 확대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 주민 안전과 사고 피해를 막기 위해선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 오래된 건축물에 대한 자동개폐장치 설치 지원, 자동개폐장치 대상 건축물의 범위 확대, 건물주 및 관리주체 대상 교육 등 정부와 지자체, 관할기관 등이 함께 나서 제도를 보완·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설] 농업수출 보조금 내년 폐지, 후속 대책 시급하다

‘농업 수출 보조금’이 내년까지만 지원된다. 세계무역기구(WTO)가 회원국들의 공정한 수출 경쟁을 위해 2015년 철폐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수출 농가들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원받던 농식품 수출 마케팅비·물류비 지원이 끊기게 되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농가들은 다른 방식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수출 농가들이 도산에 처할 수도 있는 위기다. 경기도를 포함한 한국의 농산물은 코로나19 여파에도 한류 열풍을 타고 호황을 누렸다. 최근 5년 연속 꾸준히 증가했다. 국내 농수산식품의 수출액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113억5천만달러)를 넘었다. 농식품이 85억3천730만달러로 전체 농수산식품 수출액의 75.17%를 차지했다. 올해는 지난 7월 현재 누계 수출액이 72억달러에 근접, 지난해 수출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과일·채소·화훼류 등을 중심으로 수확·선별·포장·국내운송·해외운송에 소요되는 표준물류비를 산정해 일정 비율의 액수를 보조해 왔다. 정부가 농식품 수출업계에 지원하는 마케팅비·물류비는 연간 3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농산물 자유화, 농업의 공정 경쟁 등의 이유로 2024년부터 농식품 수출 물류비 지원이 끊기게 돼 농가의 시름이 깊다.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WTO 회원국에 비해 우리는 농식품 수출농가 및 수출단지 규모가 작아 물류비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물류비 지원이 클수록 흑자를 내는 데 도움이 됐는데, 지원이 사라지면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조금 지원 중단은 예견된 것이어서 그동안 한국농업의 체질 개선 등 대비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쉽지 않은 문제였다. 정부는 물류비 폐지 등에 대비해 생산자와 수출업체가 함께하는 ‘수출통합조직’ 구성을 장려하고 있다. 재배단계부터 품질을 관리해 수출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 업체 간 과당경쟁을 피하면서 수출을 견고히 하려는 것으로 수출통합조직을 통한 간접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생산자 단체와 유통업체간 마찰에다 허점이 많아 적절한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정부도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농업 수출 보조금 폐지는 심각한 문제다. 자조금 단체를 통한 간접적인 지원책 등 시급히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 관계기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선제 대응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사설] 탈·편법으로 골목 상권 잡아먹는 마트킹/‘방법 없다’ 뒷짐 진 지자체는 방조범이다

마트킹이라는 유통 매장이 있다. 탈·불법이 영업 기술이다시피 하다. 인접한 하나의 필지를 쪼개서 건축허가를 받는다. 소매점 등 여러 용도로 신고한다. 준공을 받은 뒤에 통로를 연결해 거대한 매장으로 쓴다. 지자체에 적발되면 강제이행금으로 때운다. 연결 통로의 사용 승인 허가를 받기도 한다. 거대한 불법 매장이 합법화되는 과정이다. 수원(권선·북수원·서수원점), 용인(구성점), 화성(수원대점), 안성(안성점)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대형마트로 분류되면 의무 휴업을 해야 한다. 골목 상권을 위해 법률로 강제된 규정이다. 마트킹은 식자재 마트, 중형 마트로 분류돼 휴업의 의무가 없다. 골목 소상인들과 똑같이 365일 영업이 가능하다. 주변 골목 상권을 초토화시키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마트킹 주변 지역 상인들이 다 죽는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훤히 보이는 이런 탈·불법을 단속해 달라는 민원이 그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대형 매장의 이의 제기도 많다. 꽤 오래된 민원이다. 그런데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게 지자체 답이다. 수원 서수원점이 지난 2020년 6월 강제이행금을 납부했다. 연결통로 불법(건축법 위반)이 수원 권선구에 적발돼서다. 그 후 연결 통로 사용 승인 허가가 나갔다. ‘법적 요건이 맞아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안성점 등 나머지 마트킹의 처리도 사정이 비슷하다. 불법 행위 근절은커녕 불법을 양성화해주는 일이 다반사다. 해당 지자체에 두 가지만 묻자. 첫째, 정말 현행법으로 취한 최대치였나. 다들 ‘법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 조치가 얼추 같아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것 같지 않다. 부과하는 이행강제금도 지자체에 따라 다르다. 어디는 고발까지 끌고 가 마트킹을 기소했고, 어디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불법 시설의 양성화 과정도 개운치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봐주는 지자체’, ‘안 봐주는 지자체’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지자체 불신의 원인이다. 둘째, 대책을 마련해보려는 근본적인 노력은 했는가. 지금 상인들의 생계를 직격하는 것은 의무 휴업 면탈이다. 이걸 피한 마트킹이 골목 상권을 잡아 먹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자체가 설명한다. 이를 해결할 노력은 해봤는가.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청원은 해봤는가. 자체 조례 제〈2219〉개정을 통한 방법을 법률 전문가에게 물어는 봤나. 주변 상인 다 죽어가는데, 그 정도 노력은 해야 시장, 공무원이라 할 것 아닌가. 마트킹이 하는 행위는 법치를 농락하는 짓이다. 골목 상권을 죽이는 짓이다. 어떻게 구경만 하고 있나. 시장님들 스스로 방조범이 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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