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정광덕 첫 시조집 '일따라 정따라'

40년간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 후 시조시인으로 등단한 정광덕의 첫 시조집 ‘일따라 정따라(도서출판 조은 刊)’가 출간됐다. 그가 응시한 삶의 풍경을 명징하게 빚어낸 시조를 음미하다 보면 시대의 자화상이 어림잡힌다. 노인의 계절, 은행잎과 할머니, 시작과 끝, 자목련, 게으를 자유, 그 이름, 황태덕장, 엄마보다 애인 등 총 8부에 걸쳐 87편의 시조가 수록됐다. 손주 사랑을 담은 ‘노인의 짝사랑’을 첫 시로 제1부를 열면, 노년 일상의 사색과 성찰이 낭만적인 시어로 압축돼 흐른다. “부채질하고 나니 가을은 다가오고 / 단풍잎 집었다 놓니 함박눈이 내려요 // 세월의 톱날에 잘려 나간 일기장 / 가만히 접고 펴니 노인이 되었어요(‘노인의 계절’ 중)”. 파란 많던 시대를 돌아보는 그의 시선에서는 동시대를 함께 헤치고 온 삶들에 대한 연민과 정감이 묻어난다. 중학교 모자 대신 안전모 눌러쓰고 무작정 상경한 10대 소년이 고향길 기차소리에 울고(‘무조건 상경시대’), 찬바람 이는 새벽, 억센 열정으로 앞치마를 두른 시장통 이웃들이 인정을 함께 보듬는다(‘시장통 친구’) 등등. 시인은 교직생활 정년 퇴임 후 2019년 한국작가 시조 부분에 등단하고 2020년 한국작가 수필부분 신인상을 수상했다. 광주시 광주문학회, 글수레 등 문학 단체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시조시인이자 문학박사인 원용우 해설가는 작품 해설에서 “꾸미지 않고 과장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소박하고 부드러워 읽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고 호평했다. 정자연기자

[신간 소개] 우리말 의존명사 사전

우리말을 쓸 때 헷갈리고 막힐 때가 간혹 있다. 특히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쓰이는 비자립적 명사, 의존명사도 그 중 하나다. 우리말에서 다양한 기능과 특성으로 사용빈도가 높은 의존명사를 총망라해 알기 쉽게 대해부한 책이 나왔다. 백문식 국어학자가 펴낸 ‘우리말 의존명사 사전’(그레 刊)이다. 책은 조선말 큰 사전(1947) 이래 지금까지 출간된 국어사전을 망라해 그 가운데 의존명사만 가려 엮은 최초의 사전이다. 저자는 기존의 국어사전과 연구자마다 품사 처리에 이견이 있는 부분을 정리해 독자들이 표현의 간결성과 적확성을 갖도록 책을 기획했다. 책은 올림말(표제어)에 대해 기본적인 뜻풀이를 하고 용례를 늘어놓았다. 해설이나 부수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는 내용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도운 점이 눈에 띈다. 고유어(한자어 포함; 680)와 외래어(국제도량형 야드파운드·미터법, 각국의 화폐단위 등; 310) 등 총 990여개의 의존명사를 올림말로 삼아 그 의미와 쓰임을 정확하고 알기 쉽게 풀이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저자는 “독자들의 사고력 신장과 바르고 아름다운 언어생활을 영위하는데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 백문식은 강원대학교 사범대학교 국어교육과와 같은 대학원을 마치고, 중·고등학교에서 36년간 우리말과 글을 가르쳤다.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 ‘우리말 어원 사전’, ‘우리말 파생어 사전’, ‘우리말 형태소 사전’, ‘아름다운 순우리말’ 등을 집필했으며 현재 국어국문학, 헌법, 전통문화 연구와 글쓰기 강의 등을 하고 있다. 정자연기자

일상의 작은 휴식을 주는 에세이,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外

추석 명절이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정신없고 시끌벅적한 일상으로 돌아온 후 피곤함과 허무함은 배가 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변화가 필요하다. 큰 깨달음은 아니지만 투박한 말들이 지친 마음을 달랜다.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생활밀착형 에세이로 작은 쉬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빠진다. 작은 이유와 이끌림으로 사랑을 시작하고 마음을 기꺼이 쏟아붓는다. 하지만 사랑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 꼭 사랑을 해야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의 김서령 작가는 소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삶을 지탱해주는 가까운 사람들부터 소중한 물건, 편한 일상까지 모두가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이다. 작가는 책을 통해 열정보다는 안정을, 완벽보다는 완성을 이루라고 말한다. 조금은 게으르고 느긋하게 인생을 잘 걸어가는 것이다. 누군가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워해도 자신이 좋으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책은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며 오늘이 썩 괜찮은 날이라고 전한다. ■ ‘매일 갑니다, 편의점’ 봉달호 작가는 편의점 점주이자 글을 쓰는 작가다. 하루 14시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틈틈이 영수증 뒷면, 라면 박스 귀퉁이, 휴대폰 메모장에 일상을 기록했다. 그가 편의점을 지키며 만났던 사람들과의 일화를 『매일 갑니다, 편의점』에 풀어냈다. ‘매일 갑니다, 편의점’을 읽고 나면 편의점이 조금은 불편해질 지도 모른다. 뒤에 있는 물건을 뺄 때 괜히 눈치를 보고 라면 국물이 덜 튀게 조심히 버리게 되며 근무자가 담배를 찾을 때까지 재촉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책에 담은 편의점의 일상을 통해 ‘사람 냄새’가 나는 일상을 선물해준다. 작가는 독자에게 ‘우린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제 나름의 몫을 하며 살고 있다’라며 일상을 버텨내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넨다. ■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우리는 태어난 이상 열심히 살아야 한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근데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되지?’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들것이다. 이 책의 저자 하완 작가 역시 오랜 시간 세상을 원망하고 미래를 고민했다. 그러다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 알 수 없어 멈췄다. 대입 4수와 3년간 득도의 시간, 회사원과 일러스트레이터의 투잡까지 굴곡진 인생을 열심히도 살아냈다. 하지만 그동안의 인생은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 이젠 ‘나’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 하완 작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이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 나섰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엔 그의 인생에 대한 답을 얻는 과정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담아냈다. 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 열심히 살지 않기로 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독자 역시 인생의 틈을 얻을 수 있다. 담담하고 위트있게 쓰여진 책 속의 문장은 쉽게 읽히지만 무심코 지나가던 일상을 다시 되새겨 볼 수 있는 휴식을 얻게 한다. 김은진기자

코로나19 팬데믹 2년, 전염병 다루는 출판계…‘전염병의 지리학’ 外

코로나19가 2년이 넘도록 전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효과 있는 백신이 나와도 팬데믹 상황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고 있다. 과학과 의학, 위생 등이 크게 발전했는데도 왜 우리는 새로운 전염병에 시달리는 걸까. 출판계에서는 전염병의 발생 원인, 대안 등을 다루는 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책들은 콜레라부터 장티푸스, 결핵, 말라리아 등 과거 전염병의 역사를 되짚어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전염병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책들을 알아봤다. ■ ‘전염병의 지리학’ 이 책의 저자인 박선미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전염병이 발생하는 이유를 ‘지리적 연결망’과 ‘건강 불평등 지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의 위생, 과학, 기술에서 전염병의 원인을 찾는 지금의 관점으로는 늘 뒷북을 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리적 연결망을 중심으로 전염병을 살펴보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로 퍼져나가는지, 같은 지역에서 확산하더라도 누구에게 더욱 치명적인지 등 병의 경로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코로나19의 피해 정도는 국가마다, 개인마다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키는데, 이것이 전염병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저자는 지구적 이동과 접촉이 많아진 오늘날, 모두가 평등하게 안전할 수 없다면 결국 아무도 안전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한마디로 문제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빌 게이츠는 ‘시스템의 부재’가 코로나19 피해자를 늘렸다고 분석한다. 그는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저소득 국가뿐 아니라 미국 등 부유한 국가들도 봉쇄령, 확진자 격리,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빌 게이츠는 ‘새로운 팬데믹이 온다면 우리가 막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예스’라고 답한다. ‘메타버스’ 등 한 차례 발전한 디지털과 ‘액션 플랜’ 3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전염병에 대한 빌 게이츠의 낙관적 전망을 읽을 수 있다. ■ ‘우리 역사 속 전염병’ ‘홍역을 치뤘다’, ‘학을 뗐다’, ‘에이, 염병할 놈’ 등 옛날 전염병의 안 좋은 기억을 담은 말들이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전염병은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철저한 고증과 사실적 기록에 입각해 조선시대 전염병의 역사를 ‘우리 역사 속 전염병’에 담았다. 조선시대에도 전염병이 발생하면 환자와 시체를 도성 밖으로 내보내는 격리 조치를 하고, 의료인 양성, 국가적 지원 등 현재와 유사한 조치를 했다. 그렇기에 조선시대 선조들이 전염병을 극복한 역사는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통찰을 준다. 역사서를 통해 옛 선조들은 전염병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지혜를 빌려볼 수 있다. 김보람기자

[신간소개] '고난을 극복하고 용기를 얻는다'…『불편한 편의점 2』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로 70만 독자를 사로잡은 『불편한 편의점』의 속편이 공개됐다. 지난 8월10일 출간된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2』 (나무옆의자 刊)이다. 『불편한 편의점』에서 청파동 골목의 작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을 통해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면 『불편한 편의점 2』 는 전편의 위트와 속 깊은 시선을 이어가며 더욱 진득한 이야기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불편한 편의점 2』는 1편의 시간에서 1년 반이 흐른 여름날의 편의점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세상이 변하는 것처럼 청파동의 편의점 모습도 바뀌었다. 숨 막히는 더위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 더해졌다. 또한, 아들과 불화로 답답해 하던 ‘선숙’은 점장이 됐고 편의점을 팔자고 조르던 염 여사의 아들 ‘민식’은 사장이 됐다. 여기에 ‘독고’의 후임으로 밤의 편의점을 책임지던 ‘곽 씨’가 그만두고 새로운 야간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면서 또 다른 변화가 찾아온다. 새로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커다란 덩치와 부담스러운 행동의 40대 ‘황근배’다. 그는 화려한 아르바이트 경력을 자랑하지만 정작 편의점 일은 어수룩하기만 하다. 게다가 못말리는 수다쟁이에 오지랖으로 선숙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다. 그러거나 말거나 근배는 ‘황근배’라는 이름 대신 ‘홍금보’라는 별명이 적힌 명찰을 가슴에 달고 느긋하게 손님들을 맞으며 자신의 방식으로 편의점의 밤을 지켜 나간다. 책 속 주인공 근배는 엄청난 친화력으로 편의점을 찾는 사람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인다. 취업에 계속 실패하다 악명 높은 블랙 기업에 당할 뻔한 자신을 호구 같다고 생각하는 취준생 ‘소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매일 밤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혼술하는 정육식당의 ‘최 사장’, 원격 수업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엄마, 아빠의 잦은 다툼에 상처 받는 고등학생 ‘민규’. 8개의 에피소드마다 중심인물이 바뀌는 서술 방식과 현실적인 인물, 몰입감은 여전하다. 다만 주인공들이 가진 고난을 보여주며 시련을 극복하는 방식, 삶을 되돌아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과정에서 아픔을 나누고 변화하며 다시 용기를 얻게 한다. 김은진기자

[이날e북] 미키7 外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초가을의 문턱이다. 계절의 변화에 맞춰 기분 전환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사람 생각은 다 똑같은 건지, 전자책 플랫폼에서는 독서의 계절을 알리듯 다양한 분야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먼저 네이버 e북에선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미키7’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봉준호 감독 차기 연출작의 원작으로 알려진 이 책은 죽어도 전임자의 기억을 갖고 되살아나는 복제 인간 미키의 일곱 번째 삶을 소재로 하며, 장르의 묘미와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인 깊이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류사를 바탕으로 창안한 우주 개척뿐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미래 설정, 그리고 긴장감과 유머를 배합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알라딘ebook 인문 분야에선 ‘자유죽음’이 1위에 올랐다. 아우슈비츠 수감 생활에서 살아 돌아온 작가 장 아메리는 이 책에서 인간의 자유와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치열하게 찾아가고 있다. 죽음보다 삶의 가치를 절대적 우위로 놓는 인류사회에 저자는 마냥 순응하지 않는다. 저자는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의 상황을 가늠해보면서 불합리하고 역설적인 삶의 모순점을 짚어내려고 한다. 죽음 자체를 통해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과 휴머니즘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끝으로 예스24 ebook 경제·경영 주간베스트에선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가 주목 받고 있다. 한국에서 집을 사고파는 일은 치열한 눈치 싸움이다. 이럴 때일수록 집값보다는 그 값을 형성하는 입지 조건과 미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저자 김시덕은 오랜 시간 도시 개발 역사를 추적해온 도시 문헌학자다. 정통한 식견을 바탕으로 그는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실거주자와 똑똑한 수익률을 올리고 싶은 투자자 모두에게 든든한 조언을 건넨다. 송상호기자

신념이 무너지고 시간을 부정당할 때 나를 찾기 위한 서적들, ‘여전히 서툰 오십 그래서 담담하게’ 外

살다 보면 나의 밑천이었던 신념이 무너지고 힘겹게 걸어온 시간을 부정 당할 때가 있다. 그 상실의 시간을 지날 때, 우리는 되묻게 된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다시 일어서기 위해, 또는 막막한 일상에 확신이 필요하기에 해답을 찾아 나서본다. ■ 여전히 서툰 오십 그래서 담담하게 오십이 되면 뭐라도 변해있을 줄 알았다.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데 여전히 관계는 어렵고 소통을 하는 데도 서툴다. 허일무 작가의 신간 ‘여전히 서툰 오십 그래서 담담하게’(파지트刊)에는 오십을 맞이한 어른의 유쾌한 성장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오십대를 역할 과잉의 시기라고 정의한다. 직장에서는 리더의 자리에서 성과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고, 가정에서는 부모로서 자녀의 학업과 결혼을 뒷받침해야 한다. 또 자식으로서 노부모를 봉양하고, 사위와 며느리로서 양가 어른과 친인척 대소사까지 챙겨야 한다. 그러면서도 젊은 시절 상처를 준 주변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마지막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인간관계 조정의 시기라고도 말한다. 저자는 ‘흔들리는 오십’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책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젊은 시절 형성된 잘못된 신념은 삶의 다양한 곳에서 문제를 만들기 때문에 ‘쉰념’을 경계하는 연습, 좋은 얘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소탕이 아닌 상대의 욕구를 배려하는 진정한 소통을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각오를 풀어놓았다. “오십대는 남은 오십 년을 살아갈 마음과 몸을 준비하는 하프 타임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나이만 믿고 혹사시켰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남은 삶을 살아갈 새로운 근육을 만들어 인생 후반전을 멋지게 뛰어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갑자기 연락온 사람과 앞뒤 재지 않고 만나기’ 등 앞으로 연습해야 할 목록 40개를 독자들과 공유했다. ■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매 순간 죽도록 애쓰는 당신을 위해’란 부제가 강렬하다. 매 순간 애쓰고 노력하고 전전긍긍 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번 아웃은 피할 수는 없고 인간 관계는 닳아버렸고 가족과의 관계에서마저 실타래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정작 남에게 나는 없다.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더퀘스트 刊)의 저자는 철학 박사답게 그 해답을 철학에서 찾는다. 철학이란 '잘 사는 법'에 일로매진한 학자들이 끊임없이 연구해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에리히 프롬, 주희, 한나 아렌트, 아리스토텔레스, 율곡 이이, 플라톤 등 18명의 철학자들을 통해 하나하나의 질문에 답을 찾는다. ‘세상 속에서 나를 잃어가는 기분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란 질문엔 에리히 프롬과 프리드리히 헤겔, 프리드리히 니체, 주디스 버틀러 등을 통해 타인과 나 비교의 중심잡기, 마음의 상처를 대하는 법 등을 함께 따라간다. ‘인생의 길을 이렇게 걸어가는 게 맞을까요?’란 질문엔 주희와 공리주의, 한나 아렌트 등의 철학을 짚어본다. ‘나는 좋은 사람일까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면 누구한테 말해야 할까요?’ 등의 질문엔 율곡 이이와, 플라톤, 칸트, 하이데거 등 동서양의 철학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열 여덟 개의 철학사상으로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해답을 제시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정자연·김보람기자

영화·드라마 흥행으로 인기몰이 하는 도서들 …'헤어질 결심 각본집', '파친코' 外

국내 드라마와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들에 대한 열기가 서점가로 옮겨 가고 있다. 영상을 글로 옮긴 각본·대본집 등이 출판계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관객들은 책을 구매해 좋아하는 명대사를 곱씹고, 삭제된 장면을 찾으며 영화의 여운을 더 오래 느끼고 있다.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드라마·영화 관련 책들에 대해 알아봤다. ■ 3주째 인기몰이, 영화 ‘헤어질 결심’ 각본집 정서경 작가와 박찬욱 감독이 함께 쓴 영화 ‘헤어질 결심’의 오리지널 각본집이 3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화가 이른바 ‘N차 관람’으로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시기에 교보문고와 예스24 등에서 '헤어질 결심 각본' 예약 판매에 들어가 호평을 이어받았다는 반응이다. 지난 5일 정식 출간한 이 각본집에는 영화에서 찾을 수 없는 장면들이 녹아 있다. 서래(탕웨이)가 직접 지어낸 '산해경' 이야기가 서래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하고, 이포로 떠난 해준(박해일)이 알게 되는 질곡동 사건의 후일담은 불길한 기운을 풍긴다. 영화에서 삭제된 부분을 알게 되면서 독자들은 자신만의 ‘관객판’ 영화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래의 한국어 대사는 글로 읽을 때 더욱 특별한 매력을 풍긴다. ■ 꾸준한 스테디셀러 '파친코' 애플TV가 제작한 드라마 ‘파친코’의 세계적인 인기몰이에 힘입어 서점가에서도 드라마의 원작 소설 '파친코'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 이민진 작가가 30년에 걸쳐 펴낸 '파친코'는 지난 2017년 처음 소개된 뒤 지난 4월 절판됐다가 다시 새롭게 편집해 선보이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현재 '파친코 1'이 지난 5일 출간돼 소설 주간베스트 2위에 올라 있고 '파친코 2'는 이달 말께 출간될 예정이지만 예약 판매만으로 소설 주간베스트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파친코'는 나라를 잃고 타국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재일조선인 가족의 4대에 걸친 파란만장한 삶을 담아냈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현재 BBC, 아마존 등 75개 이상의 전 세계 주요 매체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책은 최근 오디오북으로도 제작돼 다양한 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대한민국 범죄 액션의 장르, ‘범죄도시 2’ 액션북 1천200만 관객을 동원해 큰 인기를 얻었던 영화 ‘범죄도시 2’의 액션북도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 달 출간할 '범죄도시 2 액션북'은 영화에서 삭제된 장면들을 모두 볼 수 있는 무삭제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담았다. 특히 액션북엔 영화 촬영용 콘티, 즉 스토리보드의 하이라이트가 담겨 있는데 독자들은 이를 통해 영화에서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찰나의 장면을 떠올리고 이 장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영화 촬영 비하인드 스틸 사진을 간직할 수 있는 것도 액션북을 소장하는 또 하나의 매력 중 하나다. 책은 1개월 뒤에야 출간할 예정이지만 마니아층의 마음을 사로잡아 교보문고 예술·대중문화 주간베스트 4위에 올라 있다. 김보람기자

[신간소개]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윤찬모의 ‘어두울 수 없는 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어디든 발을 내디뎌야 하는 사람들의 기구한 사연이 맴돌고 있다. 지난달 20일 출간된 윤찬모의 장편소설 '어두울 수 없는 밤'(청어刊)에는 과거를 마주하고 기억하는 방식에 관한 저자의 고민이 서려 있다. 과거를 인식하는 방법은 같은 사건을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고, 사건을 어떤 단면으로 재단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전란에 이르는 과정, 과거를 돌아보는 전후세대의 모습을 묶어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인물들은 각자의 삶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용하거나 부딪쳐 저항한다. 우리는 그들이 과연 올바른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최선의 선택지를 저버리지는 않았는지 암울한 시대상을 렌즈 삼아 다양한 사연을 살펴볼 수 있다. 저자 윤찬모는 양평군 출생으로 2009년 월간 문학저널’ 단편 '잠을 먹는 꿈이'로 등단했다. 단편집 '잠을 먹는 꿈이'와 장편 '여울넘이', '구름 속에 잠수함', '조선의 발바닥'(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별종소리', '어두울 수 없는 밤' 등을 발표했으며 양평군 양강(楊江)의 향토사록 '양강유록'을 편술했다. '별종소리'로는 제39회 일붕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책이 시작하는 곳에 지나간 역사를 살피는 일에 대한 생각을 풀어 놓았다. “궁금증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까마득한 거울의 뒷면이 암담하여 자신의 미래를 훔쳐보자는 일도 아니다. 의문을 기어이 풀어보려는 뜻은 과거의 사건, 사실이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형 소설은 지나간 사실을 복원하는 게 아니고 그 당시의 분위기로 흘러간 영혼들이 가졌던 의지와 그 시대에 흐르고 있었던 생존방법을 되찾아 이해해 내는 일이다.” 송상호기자

김혜숙 시인 ‘끝내 붉음에 젖다’…‘꽃과의 풍성한 교감’

꽃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 꽃과 감성 풍부한 대화가 담긴 시집이 출간됐다. 은월 김혜숙 시인이 발간한 두 번째 시집 '끝내 붉음에 젖다'.(도서출판 문장刊) 지난 2018년 펴냈던 '끝내 어쩌자고 꽃'에 이어 두 번째 시집으로 제1부 ‘노란 생각 꽃’, 제2부 ‘반야사에서 날 봤네’, 제3부 ‘아신역 그곳에서 은월마을까지’, 제4부 ‘맨발’ 등 총 4부 80편의 주옥 같은 시가 실려 있다. 특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꽃을 사랑하는 또는 꽃을 향한 시인의 마음을 담아 독자에게 전하는 감성 풍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 하나는 이곳저곳을 다니며 보고 느낀 감동이 고스란히 글 속에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학평론가 조명제·나호열 시인은 “역동적 언어들은 기표와 기의의 층위를 무너뜨리고 친자연적 서정과 사랑의 현장성을 당차고 돌올하게 형상해낸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첫 시집으로부터 시작해 두 번째 시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시작법이나 세계관이 여전히 흔들림 없이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탐구에 이어져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했다. 김 시인은 “아무리 모자라고 못다 한 말끝이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스미다 공손히 받아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면서 “겸손하게 반듯하게 나를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끝내 붉음에 젖다' 북 콘서트는 지난 6일 안영기 구리문화원장과 안승남 전 구리시장, 구리문인협회 회원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편 김 시인은 (사)한국문인협회, (사)한국현대시인협회, 구리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7년 시인마을문학상, 2021년 제5회 국제문학시인대상 등을 수상했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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