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음주 여부와 관계 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은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세란병원은 지난 2018~2022년까지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알코올성 환자는 2만6천명 감소한 반면, 비알코올성 환자는 11만명이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정상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이내다.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뉘는데,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많이 먹으면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되고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먹지 않더라도 지방을 많이 섭취한 경우, 간에서 지방이 많이 합성되거나 잘 배출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또 고지혈증,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생긴다.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증가한 이유는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부족, 생활양식 변화, 비만인구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열량 식사가 많아진 반면, 몸을 움직일 기회가 적어 소비되지 못한 열량이 간에 저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만 등 성인병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배만 나온 '마른 비만'인 사람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진단받을 수 있다. 여성의 경우 나이, 폐경도 중요 위험인자로 조사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남성의 경우 30~40대에 많은 반면 여성은 50~60대에 환자가 많은 이유다. 따라서 중장년 환자들은 당뇨병, 뇌혈관질환, 심혐관 질환과도 관련이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일부 우측 상복부 불편, 피곤함 등 외에 특정 증상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진행할 수 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효과가 입중된 약물치료는 없어 평소 예방적 관리가 필요하다. 세란병원 내과 최혁수 과장은 “지방간에 동반되는 비만, 고지혈증을 조절하고 균형 잡힌 식단, 운동 등 생활 습관 변화를 병행해야 한다”며 "일부에서 간경변증이나 지방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체중 감량 및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의학
황아현 기자
2023-01-12 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