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재난을 이기는 힘‚ 다시 민주주의

지난달 24일 일어난 우루무치 화재 참사로 촉발된 ’백지 시위‘로 인해, 중국은 3년 가까이 고수해온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드디어 완화하기 시작했다. 한 명의 감염자가 발생해도 수천명이 사는 주거 단지를 봉쇄하는 그야말로 극단적인 조치까지 불사한 중국의 코로나19 대응방식은, 입국금지나 이동제한 없이도 의료시스템과 일상을 유지한 우리나라의 사례와 여러모로 대비돼 왔다. 코로나19 대응에서 중국과 우리나라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무엇일까? 그것은 민주주의다. 조시 로긴은 2020년 3월11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은 코로나19에 맞서 민주주의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말하면서, 많은 확진자들이 나온 대구 전체를 감옥으로 만들지 않고도 방문을 자제하도록 설득해낸 것을 그 사례로 들었다. 이 칼럼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은 투명성과 개방성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충실한 우리나라의 대응방식이 인권적으로는 물론 효과 측면에서도 더 우월하다는 점이었다. 재난은 늘 갑자기 일어난다. 이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원은 정보다. 윗사람의 입만 바라보게 만드는 권위주의적 방식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재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차단한다. “민주주의가 없다면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 대약진운동의 여파로 수천만명이 굶어 죽은 후, 마오쩌둥이 중국 공산당 간부들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대응책을 만들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최근 들어 너무나 가슴 아픈 사건들이 많았다. 수원에서, 서울 신촌에서, 인천 서구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모녀가, 일가족이 목숨을 버렸다. 정부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강조하지만, 이미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지자체 공무원의 힘만으로 삶의 희망을 잃고 숨어버린 사람들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결국 우리가 의지할 것은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민주주의의 힘이다. 어려운 이웃을 발견해 지자체에 알려줄 수 있는 시민이 많아진다면, 집단지성을 발휘해 힘든 이웃을 도울 방법을 함께 찾아주는 시민이 늘어난다면, 생활고에 지쳐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비극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인천시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성화 사업도 민주주의의 힘에 기대어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고자 하는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4천여명에 이르는 군구와 읍면동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 하나하나가 상향식 소통의 통로가 됨으로써,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웃들에 대한 정보가 위까지 정확하게 전달돼 꼭 필요한 도움의 손길이 적시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지영 인천광역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글로벌 도시 인천 ‘초일류도시화’

전 세계는 복합위기가 초래한 경제·사회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가느냐에 따라 향후 번영을 좌우하게 될 분기점에 서 있다. 코로나19 위기의 극복을 넘어 경제 및 기후 등 다양한 분야의 고난도 신종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창의적 솔루션을 찾아 긍정적 변화를 꾀해야 하는 시점이다. 교통·통신 기술의 발달로 국경의 의미가 허물어지면서, 정부-기업-시민사회 간 협력체인 거버넌스 또한 한 국가에서만 한정되지 않고 국경을 넘어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혁신 협력체’가 그 사례다. ‘글로벌 혁신 협력체’는 코로나 19 이후 경제회복, 도시의 회복력과 제고를 위해 개별 지방정부가 직면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 세계의 혁신 기업을 선발하고, 지방정부는 기업에 테스트베드 및 데이터를 제공하며, 지역의 혁신자원을 연계하는 글로벌 도시 간 협력 플랫폼이다. 글로벌 도시 간의 협력은 기후 변화, 일의 미래 등 지역문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도시 간의 협력체계는 국경을 초월한 도시 간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 활동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확보하고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미래전략의 일환이 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초국경 방식의 대응은 그 성과가 도시 내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며, 전체 국가사회의 발전, 시민의 질적 고양 등과 같은 더 높은 차원의 가치 실현과 연관돼 있다. 인천은 도시 간 협력체계의 일환으로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인천 송도에 유치했으며, 인천글로벌캠퍼스를 조성해 글로벌 대학 10개교 이상을 유치했다. 또 유럽연합 도시와의 협력사업 계획수립 및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ICP-AGIR 프로젝트(국제도시파트너십-그린/포용적 회복을 위한 행동)에 참여하고, 로스앤젤레스(LA)·파리·두바이 등 주요 도시와 도심항공교통 협력체를 구성하는 GURS(글로벌 UAM도시 협력체계)를 주도하는 등 미래를 향한 다양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민선 8기는 문화와 산업·관광이 융합되는 원도심을 구현하기 위한 ‘제물포 르네상스’와 영종도와 강화도 남단, 송도·청라 등지에 홍콩을 대신할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도시를 만들기 위해 세계 각국의 기업들과 국제기구를 유치하는 ‘뉴 글로벌시티 인천’ 비전을 통해, 인천을 ‘세계 초일류도시’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인천은 적극적으로 글로벌 도시들과의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다국적기업 및 외국인자본 유치를 위한 투자환경 조성과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인천이 동북아의 중심을 넘어 전 세계를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도시’로 성장하길 희망한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인천지하철 3호선과 경제적 타당성

서울지하철 2호선은 대한민국 모든 지하철 노선 중 이용객이 가장 많아 흑자를 기록하는 노선으로, 1984년 개통 이후 2012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긴 순환선(48.8km)이었다. 이 서울2호선보다 긴, 세계에서 가장 긴 순환선이란 타이틀을 얻을 수도 있는 것이 인천지하철 3호선이다. 인천시가 인천지하철 3호선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3호선은 유정복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인천의 8개 구를 모두 연결하는 순환선 형태의 노선이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를 시작으로 서구 검단과 청라를 거쳐 중구, 동구, 미추홀구, 부평구에 이르기까지 신도시와 원도심을 잇는 인천3호선은 처음 계획했던 대순환선을 기반으로 한다. 당시 대순환선은 총사업비 4조8천억원 규모로 총연장 59.63km, 정거장 35개소로 추진했다. 인천대공원에서 인천 논현을 거쳐 송도테크노파크, 동인천, 아시아드경기장, 삼산체육관을 거쳐 다시 인천대공원으로 운행하는 노선이다. 하지만 낮은 경제성으로 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 당시 대순환선의 비용 대비 편익 분석(B/C값)은 0.29에 불과했다. 2년 뒤인 2020년 인천시가 다시 경제적 타당성을 재검토했지만 0.39라는 낮은 수치가 나오면서 제1차 인천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본 노선으로 반영되지 못했다. 박남춘 전 시장은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지는 대순환선을 폐기하고 송도달빛축제공원역에서 검단오류역을 잇는 남에서 북, 종축형 노선으로 3호선을 추진한다. 하지만 이 노선도 인천도시기본계획에만 포함되고 인천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이후 유 시장이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하면서 인천지하철 3호선이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과거에 발목을 잡았던 경제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대순환선은 교통수요가 적은 곳까지 경유하는 노선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업성, 경제성이 나오기 어렵다. 노선을 변경하지 않으려면 3호선을 구간별, 단계별로 나눠 추진하거나 최근 인천시가 발표한 북부순환망과 연계, 환승체계를 구축하는 등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순환선으로 현재 공사 중인 광주도시철도 2호선의 저심도 경전철 공법이라든지 트램 방식의 대전도시철도 2호선처럼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원도심을 활성화하고 시민들의 교통편의와 상당한 교통 개선 효과가 예상되는 인천3호선. 하지만 낮은 경제성, 막대한 사업비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낱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지 않도록 경제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안전한 대한민국의 대물림

지난 10월29일에는 여러 일정으로 나름 바쁜 하루를 보내고 밤에 일찍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TV에 나오는 이태원 참사 관련 속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사실 처음에는 안전시설 및 시스템이 부족한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일이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의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고였다. 상상할 수도 없는 사고로 인해 현재까지 156명의 젊은이가 사망했고 중상 33명을 포함해 부상자가 197명이 발생했다고 한다. 어떻게 우리 대한민국에서 이런 끔찍한 사고가 날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없었기에 많은 젊은이의 희생이 더욱더 안타깝다. 우리나라와 상관없는 외국의 핼러윈 축제에 왜 많은 젊은이가 이태원으로 갔었는지 의아해하며 그들을 탓하는 여론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요즘은 글로벌 시대로 다른 나라의 문화도 이해하고 나아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방송에서도 많이 소개하고 있다. 물론 외국에서도 우리 K-문화를 많이 배우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더욱이 유치원 등에서 핼러윈 행사를 소개하고 교육 활동의 하나로 활용했기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핼러윈이 낯설지 않은 축제였을 것이다. 특히, 학교의 중간시험 등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지인들과 함께 해소할 기회로만 생각했지,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그러한 참사가 벌어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가는 국민이 어디에서나 안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시설 및 시스템을 갖추고 항시 작동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나를 포함한 어른은 나라의 기둥이 될 청소년이 잘 자라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잘 보호하고 이끌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자리를 맡은 어른이라고 하면 책임감을 더욱더 크게 느끼고 매사에 임해야 할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했던 세월호 침몰 참사로 많은 학생을 잃은 아픈 경험을 벌써 잊은 것이 아니기를 소망한다. 당시 사고를 보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다짐했건만 또다시 많은 젊은이를 희생시키는 사고가 발생하니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11월17일에 있을 대입 수능이 끝나고 또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도 우리 청소년들이 다양한 형태의 행사를 준비하거나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한 행사에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응원하며 사고와 범죄로부터 청소년을 철저하게 보호하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고 이러한 안전 문화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김유성 인하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장

[경제프리즘] 가족의 재편, 복지의 재구성

근 10년 전에 수술을 위해 며칠 입원을 한 적이 있다. 수술 전날 주치의 선생님과 상담하는데 수술동의서를 작성하려면 보호자가 함께 와야 한다고 했다. 부모님과 형제들은 다들 멀리서 살고, 남편은 아이들을 돌봐야 해서 보호자 자격으로 당장 올 만한 가족이 없었다. 지극히 가벼운 수술인 데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아무 문제도 없는 상태였기에 선생님을 간신히 설득해 나 혼자 서명을 하는 것으로 일단 해결했지만, ‘가족이 없는 사람이면 무척 난감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지난달 20일, 2020년에서 2050년까지 가구 추이를 예측한 장래가구추계(시도편) 발표됐다. 1인 가구와 부부가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2020년 39.1%였던 부모와 자녀 또는 한부모와 자녀 가구의 비중은 2050년에는 25.7%까지 내려갈 것이라 한다. 가히 ‘핵가족의 붕괴’라고 일컬을 만하다. 혈연이나 혼인에 의한 가족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가족의 역할을 하는 친밀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비친족가구의 증가 또한 눈여겨봐야 할 변화다. 2020년 2%였던 전국의 비친족가구는 2050년에는 3%를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이는 2012년 발표된 장래가구추계의 2035년 예측치인 1%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17개 시도 중 비친족가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인천시의 경우, 비친족가구의 수는 2020년 2만6천가구에서 2050년 5만1천가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비율은 2.3%에서 2050년 3.8%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비친족가구처럼 비전통적인 형태의 가족들은 여전히 뿌리 깊은 편견과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가족으로서 권리 행사가 어려움은 물론, ‘아플 때 보호자 되어 주기’ 같은 가족돌봄 책임을 지기조차 쉽지 않을 때가 많다. 각종 저출산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유자녀 가구 감소 추세는 돌이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인구 통계의 변화는 미래와 관련된 것 가운데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실이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인구변화는 방향이 일단 정해지면 선회가 거의 불가능하다. 사회적 위험에 대한 공적 대응인 사회복지에서 가족은 사실상 모든 정책의 기본단위이다. 가족은 경제와 생활의 공동체이자,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 떠오른 노쇠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인한 돌봄 수요를 가장 먼저 감당하는 일차집단이기도 하다. 어떤 인연에 의해서든 서로 의지하고 돌볼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다가오는 돌봄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가장 큰 힘이다. 가족의 재편에 발맞춘 복지의 재구성이 시급하다. 김지영 인천광역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경기침체에 대비하는 방법

환율과 금리, 원자재 가격 등 각종 지표가 경제상황의 어려움을 시사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경기침체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월 3.6%, 7월 2.9%에서 10월 2.7%로 보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1.1%까지 내다보고 있다. 경제학자, 금융전문가, 언론 모두가 경기침체를 얘기하고 있다. 다가오는 경기침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길고 깊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복합위기는 맞지만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예측불허의 글로벌 반도체 대란과 에너지 가격 급등 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환율 급등, 인플레이션과 동시에 하강하는 주가와 주택시장, 미국과 중국의 대결,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보면 이미 복합위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 개방경제이기에 경기침체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원화 약세 전망, 1천900조원 규모의 가계 부채, 집값 하락에 따른 부동산 대출의 부실 가능성,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의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등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등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외국 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해 재정건전성 강화, 경상수지 흑자 유지, 한미 통화 스와프 등 전방위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경제신문의 경제전문가 설문조사(10월17일)에서 전문가의 4분의 3이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가 당분간 선(先)물가 대응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펼치되 경기침체 터널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침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대증요법보다 중장기 비전을 세우며 근본적인 처방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경제의 펀드멘털(기본)을 지키기 위한 가장 근본적 대책으로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 둘째,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력양성과 기술개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에 부여된 법정 의무지출을 완화해야 고(高)금리, 고(高)환율, 저(低)성장의 삼중고를 극복할 수 있다. 또한 경제주체들은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하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 고통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반면 경제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측면도 있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수많은 위기를 겪어 왔지만 기술혁신을 동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해 왔다. 경기침체의 위험한 터널이 있을지라도 극복될 것이라는 믿음 속에 정책의 원칙을 지키는 끈기를 갖고 세계경제 회복 국면에 대비한 회복 탄력성을 키워 나가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금리인상기 부동산투자자 주의사항

코로나가 거의 종식되면서 미국발 금리인상의 여파로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전세보증금대출 등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모든 대출의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적은 돈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계약금 정도의 돈만 수중에 있고, 중도금과 잔금은 없는 사람들이다. 금리가 낮을 때에는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나서서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내세우고, 잔금은 전세를 놓아 세입자가 보증금을 주면 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방식으로 아파트나 주거형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금리가 이렇게 빨리 가파르게 오를 것을 예상하지 못한 채 이 같은 방식으로 계약금만 지급하고 추후 대출과 전세보증금으로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것으로 보인다. 소위 ‘레버리지’라고 하는 투자기법을 활용해 재산을 증식하려고 하다가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인해 전세를 들어오려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결국 잔금을 치르지 못하거나, 아예 중도금도 지급할 수 없어 그나마 자신의 종잣돈인 계약금마저 반환받지 못한 채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례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이 같은 방법을 권유했고, 전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잔금을 치를 수 없다는 사실을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분명히 알고 있었으므로 잔금 미지급으로 인한 계약해지 및 계약금 몰취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단순히 그와 같은 사실을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잔금 미지급이 정당화될 수는 없으므로 만약 전세입자를 구해서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면 그 내용을 반드시 계약서에 기재해야 한다. 잔금지급의무는 수분양자에게 있는 것으로 특별한 사정, 즉 전세보증금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잔금을 치르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잔금 미지급은 명백한 계약위반이고 계약해지 사유가 된다. 따라서 적은 돈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부동산 자산을 증식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금리가 낮았던 좋은 시절만 생각하지 말고, 지금과 같이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인해 본인이나 다른 사람(세입자)의 대출이 어려워지는 경우 잔금 미지급으로 인해 오랜 시간 한 푼두 푼 모아 만든 종잣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계약금으로 날릴 수 있으니, 부동산 계약 체결 전에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설명하는 수익성과 장밋빛 미래에 대한 설명에 귀기울이는 정도만이라도 만약 중도금 또는 잔금을 지급하지 못했을 때 어떤 고통이 따르게 될지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

[경제프리즘]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반도체산업육성법과 한국경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지난 16일 발효됐다. 이 법안은 약값 개혁과 부자 증세 등으로 총 7천370억 달러의 유동성을 거둬들이고 이 중 4천370억달러를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예산 지출보다 총 수입 규모가 훨씬 커 ‘인플레이션 감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이든 정부는 세수 확보를 이유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기존과 다른 방식의 전기차 보급 대책을 포함시켰다. 과거에는 모든 전기차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이제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에서 최종 조립하는 ‘미국산’ 전기차에만 대당 최대 7천500달러(약 1천만원)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전기차 대부분이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엔 미국 반도체산업 육성법(CHIPS and Science Act· CHIPS Plus)이 통과됐다. 외국 기업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장비 반입에 대한 허가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반도체산업 육성법이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되면서 미국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인텔, IBM 등 자국 기업들의 투자 발표가 줄을 이었고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도 1천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공장 신설을 약속했다. 이에 그동안 한국이 주도해 왔던 메모리 업계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첨단 반도체 양산을 위한 장비 반입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차별적 대우를 받지 않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알맹이가 없고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급기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8월 경상수지마저 30억5000만달러(약 4조3천억원)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말이다. 이제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내년 1월 새롭게 출범하는 미 의회에서 법 개정이 어렵다면 전체적인 법과 제도를 살펴 그 안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또 지난 8월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반도체 지원법을 조속히 개정해 실질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말장난을 조심하자

올해 유난히 작가들의 부음이 잇따랐다. 이어령 장관에 이어 김지하 시인의 부음도 있었고, 이문열 작가의 연구소는 화재로 소실되었다. 한글이 아픈 듯 몇 년간 유독 언어 농단이 많다. 하도 말로 많이 속아서 이젠 말장난의 몇 가지 패턴이 훤히 보인다. 덜 속으려면 너도나도 말장난 수법을 잘 살펴서 스스로 보호해야겠다. 첫째 경계할 것은 흔히 보아왔던 달콤한 말이다. 듣기 좋은 말을 제 것처럼 쓰는 데는 특히 정치인이 탁월해서,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 듯 멀리 있는 말도 스스럼없이 제 호주머니에 넣고 판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 개혁이니 내용은 상관없이 ‘개혁’이란 겉 포장만 잘하면 그만이다. 점점 말장난 수법이 교묘해지고 일그러져서 차라리 달콤한 말은 이제 아득한 고전이 되었다. 둘째, 민주, 공정이나 정의, 자유와 평등, 평화 등의 좋은 추상어를 제멋대로 쓰고 제 맘대로 해석한다. 상징, 은유, 비유는 궤변으로 오용된다. 사법 농단, 국정 농단, 권언유착 등 고유명사보다 보통명사를 쓰고, 누군지 모르게 신윤핵관, 이핵관, 개딸 등 집합명사를 쓴다. 글자를 농단하여 내용을 왜곡한다. 경계가 불명확하게 일부러 모호한 말을 쓴다. 셋째, 억지로 말을 만들어 아무 말이나 한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선거부정을 선거부실로. 성추행을 성비리로, 수행 차량의 기사를 선행 차량의 기사로 바꾼다. 월북호소인, 윤핵관호소인이란 조어까지 나왔다. 언론이 그냥 받아 쓰면 저질 코미디 프로를 대량 유포하는 꼴이 된다. 넷째, 논리와 수치를 써야 할 때도 감정에 호소한다. 임대료 증액을 연 5% 이하로 제한한다고 숫자로 표시하기보다 착한 임대료, 착한 가게란 감성적인 구호를 선호한다. 다섯째, 구체적 사건의 범주를 넓게 일반화시켜 물타기를 한다. 어떤 대표는 자신이 젊어서 20~30대가 자신의 소속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모든 젊은이를 멋대로 일반화한다. 20~30대에 민주화 대열에서 최루탄 가스를 마셨다고 60대가 되어서도 평생 유공자행세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화자의 범위를 특정 개인에서 젊은이로, 20~30대를 평생으로 확대해 일반화시키는 셈이다. 여섯째, 여기에 본질을 왜곡하는 갖가지 기법까지 총동원한다. 난처한 질문에는 동문서답하고, 입맛에 맞는 자료만 뽑아 짜깁기로 편집·조작하고, 온갖 핑곗거리로 변명하다가 그래도 통하지 않으면 끝까지 거짓말을 하며 우긴다. 어찌 이뿐이겠는가. 국민이 모두 알아서 조심해야 하니, 오호통재라! 이흥우 해반문화사랑회 명예이사장

[경제프리즘] 사회서비스를 혁신하려면

요즘 정부 정책의 화두는 단연 ‘혁신’이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는 ‘혁신’이라는 단어가 200회 가까이 나온다. 금융 혁신, 자본시장 혁신 등 경제 분야는 물론 교육·국방·공공기관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친 혁신이 등장했다. 사회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국정과제 44번인 ‘사회서비스 혁신을 통한 복지·돌봄서비스 고도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3년 복지부 예산안에서는 사회서비스 혁신펀드 조성, 신규 생활서비스 개발·보급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 대한 민간의 참여 확대와 새로운 사회서비스 수요 창출을 위한 예산이 246억원에서 614억으로 대폭 늘어났다. 혁신을 통해 사회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자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 왜 이러한 혁신이 이루어지지 못했는지 먼저 되짚어 보았으면 한다. ‘고령 여성이 돌보는 대한민국(매일경제, 2020.10.6.)’이라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 돌봄노동의 여성화·고령화 현상은 심각하다. OECD가 2019년 발간한 ‘누가 돌보나? 노인돌봄 노동자 모집과 유지’를 보면, OECD의 장기요양 돌봄노동자 평균 연령은 45세가 안 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58.9세로 조사 대상 25개국 중 가장 높았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개선은커녕 날로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코 중고령 여성이 돌봄노동에 더 적합해서가 아니라, 중고령 여성말고는 이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서비스원(이하 사서원)은 공공기관 직고용을 통해 돌봄노동의 상황을 개선한다면 돌봄노동자의 삶은 물론 서비스의 질도 개선할 수 있으리라는 가정을 토대로 출범했다. 사서원법이 올해 비로소 시행되었고, 대다수의 사서원이 기껏해야 1년 남짓 운영된 상황에서 이러한 가정을 검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설립 당시부터 전일제·월급제를 시행한 서울사서원의 사례를 보면, 요양보호사가 긴급돌봄 등 국가정책에 의한 돌봄서비스의 최전선을 담당하면서 돌봄서비스의 기획과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돌봄전문가로 성장해 가고 있다고 한다. 올 9월부터 전일제로 전환한 인천사서원에서도 그러한 효과가 나타나리라 기대한다. 혁신이 가능하려면 직접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혁신의 방향을 이해하고 그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생계를 걱정하며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고통받는 종사자들에게 혁신을 기대할 수는 없다. 돌봄노동자들이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안정되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사회서비스 혁신의 전제조건이다. 김지영 인천광역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대기업의 탄소중립선언과 인천경제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면서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역량이 부족하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인천지역의 경우 중소기업의 비중이 매우 높아 지역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직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온실가스 저감시설에 집중 투자하고, 전력사용으로 발생하는 간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RE100(Renewable Energy :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지열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사용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에 가입하고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해서 실질배출량을 ‘0’으로 하는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는 가운데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의존도가 높은 광업·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에너지원 전환, 산업구조의 변화 등의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인천지역은 중소기업의 비중이 90% 이상이기에 탄소중립으로의 변화·이행 과정에 중소기업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는 중소기업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러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도 있다. 탄소세 도입이나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인상 등 에너지원 전환과 산업구조 변화가 일어나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과 비중 목표를 발표했는데, 2030년 신재생 발전량은 기존 185.2TWh에서 132.3TWh로 낮추면서 신재생 발전량 비중도 30.2%에서 21.5%로 낮아지게 됐다. 탄소중립을 위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하겠다. 탄소중립이라는 국제통상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기업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정책에 대응하는 제품생산과 시장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정책 당국은 사회적 대화 창구를 개설하고 정책방향과 목표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정책 컨트롤타워로 가칭 ‘2050 탄소중립 위원회’ 설치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명절과 이혼율에 관한 단상

추석이었다. 추석(秋夕)의 역사적 근원과 의미는 해석의 다름이 존재할 것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보통의 평범한 우리가 굳이 추석의 의미를 좋게 떠올린다면 ‘조상을 기리며 함께 모여 추수를 감사하며 행복을 누린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필자와 같이 변호사의 일을 하는 사람은 전문 분야와 상관없이 명절이 지나면 주변 지인들로부터 ‘이혼상담’을 받는 일이 생긴다. 그 빈도도 점점 더 늘고 있는 추세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이혼 증가율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명절 이후에 이혼신청 건수가 많이 늘어난다는 기사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추석의 좋은 의미가 그러함에도 왜 좋은 날을 보낸 후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하에서는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이므로 필자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그분들의 생각도 일리가 있다는 점에 대해 찬성한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첫째, 추석의 좋은 의미 중에서 우리가 너무 ‘조상’에 충성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최근 성균관에서도 ‘과한 차례상을 없애자’는 목소리를 내면서 차례상에 ‘전’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공식 발표를 하였다. 좀 더 빨리 했더라면 이혼율이 낮았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성균관의 발표는 ‘조상’에 대한 지나친 충성을 자제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둘째, 조상과 가장 촌수가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충성 또는 그러한 충성에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의 문제이다. 아무래도 조상과 가장 촌수가 가까운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제사이니 아랫 사람들이 그에 대항하는 것이 매우 불경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아랫사람들은 이제는 좀 그만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오죽하면 조상덕 보는 후손들은 명절 때 해외여행 다니는데, 조상덕도 없는 후손은 제사 때문에 명절마다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겠는가. 셋째, ‘감사와 행복’을 무시하다 못해 떠올리지도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추수에 대한 감사와 행복, 그리고 이러한 터전을 물려 주신 조상에 대한 감사로 차례를 지냄이 원래 추석의 의미일 텐데 선후가 완전 뒤바뀐 것 같다. 올 한 해 지금까지 우여곡절과 슬픔, 어려움이 많았지만 밥 굶지 않고 잘 살아낸 것에 대한 감사가 우선이라면, 더군다나 그러한 감사를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한다면 서로 격려와 사랑이 넘쳐날 것인데, 제사상에 어떤 음식이 올라가는지를 중요시 여기면서 옥신각신하고, 남의 자식 결혼 여부에 잔소리를 하며, 자신도 그럭저럭 받았던 성적을 왜 그리 아이들에게 묻는지 자신에게 다시 물어본다면 그래서 말을 줄인다면 장담컨대 이혼율은 낮아진다. 이혼율이 낮아지면 분위기상 결혼하려는 세대도 많아질 것이고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 걱정할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

[경제프리즘] 인천 행정체제 개편과 정치경제

인천시가 27년 만에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달 31일 유정복 인천시장은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2026년까지 현행 10개 군·구를 11개 행정구역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개편 안에 따르면 중구 원도심 지역과 동구를 통합해 제물포구(10만명)를 신설하고 영종국제도시가 있는 영종 지역은 영종구(10만명)로 재편한다. 또 청라국제도시, 검단신도시 등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70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구는 검단구(19만명)를 신설, 분구가 이뤄진다. 시는 인천의 군·구당 평균 인구수는 29만6천명으로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많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생활권과 인구 규모에 적합한 미래지향적 행정구역을 마련하기 위해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론적·학술적으로 행정체제 개편은 통합론과 분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통합론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행정구역을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입장으로 행정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분리론은 행정구역의 축소 또는 세분화가 공공재 수요 측면에서 더욱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민주주의에 더욱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즉 통합론은 경제적 가치와 효율성을 강조하고 분리론은 공공성과 민주성이라는 가치, 맥락과 연결되어 있다. 이번 행정체제 개편 안은 중구와 동구를 통합하고 영종과 검단은 분리를 골자로 한다는 점에서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중구 내륙지역과 동구의 통합은 서로 경계가 모호하고 생활권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생활권이 동떨어져 있는 중구의 내륙지역과 영종을 분리하고 인구와 면적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서구를 분구하는 것도 나름 합리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통합과 분리에 따른 단점, 부작용도 수반된다는 점이다. 특히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군·구당 평균 인구수가 광역시 중 가장 많다며 부산을 예로 들었다. 실제 부산의 경우 16개 군·구의 평균 인구수는 20만8천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구는 29만6천명, 광주 28만8천명, 대전 29만명, 울산은 28만명으로 인천시와 대동소이하다. 서울을 보더라도 25개 구당 평균 인구수가 37만명에 이르고, 뉴욕(86만2천명), 파리(60만명), 도쿄(28만6천명) 역시 인천보다 훨씬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자체 통합, 거대도시 확장은 세계적인 추세, 흐름이기도 하다. 일상생활의 불편과 원도심 주민들의 반발 등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정치권 합의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산더미인 상황이다. 인천 행정체제 개편, 기대와 달리 쉽지만은 않은 이유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인천 청라 돔구장에 거는 기대

신세계그룹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스타필드 청라 건립사업과 연계해 야구경기와 공연 등 문화 행사를 할 수 있는 돔구장을 건설한다고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24일 시청에서 만나 돔구장 건설과 함께 청라에 추진 중인 각종 사업에 대해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에 역사를 추가로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들이 빠르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청라 돔구장은 전체 2만석 규모로 야구경기와 K팝 공연 등 각종 문화 공간 역할을 하는 최첨단 멀티 스타디움이다. 국내에선 최초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 이어 두 번째다. 일본에 비하면 돔구장의 수나 규모, 시설 면에 있어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2016년 고척돔 개장 이후 한국 야구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돔구장의 가장 큰 매력은 날씨 걱정 없이 야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고척 스카이돔의 홈팀인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홈 우천취소가 없는 팀이다. 또 국제대회 유치도 수월하다. 고척돔은 그동안 각종 국제경기를 개최했을 뿐만 아니라 오는 11월엔 10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리그를 대표해 한국을 방문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 붐(boom)이 일고 있는 가운데 K팝 공연, 해외 아티스트 공연, e-스포츠 국제대회 및 각종 전시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은 돔구장의 사업성을 높이고 인천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당초 공연장이 아니라 실내체육관 용도로 지어진 탓에 음향 설비가 열악한 고척돔에서도 수차례 콘서트가 개최됐고, 성장세가 가파른 K팝 시장을 겨냥해 서울 창동과 고양특례시는 K팝 전용 대규모 공연장을 추진하는 등 여러 지자체가 한류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인천 청라에 들어설 돔구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아레나 공연장인 고척돔보다 좌석수가 3천개 이상 많을 뿐만 아니라 K팝 공연이 가능한 최첨단 멀티 스타디움이다. 넓은 부지로 인해 고척돔의 가장 큰 골칫거리이자 문제로 지적된 교통과 주차난도 자연스레 해결이 가능하다. 더불어 쇼핑·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와 함께 건립되기 때문에 상권 형성과 활성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이번 인천 돔구장 건립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청라가 수도권 서부 지역의 랜드마크,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되길 기대해 본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코로나 재유행’ 조기 극복 위한 노력

최근 코로나 재유행에 대한 신규 환자 수에 대한 예측이 부정확하다는 비난에 대해 확진자 수를 정확하게 맞히는 것은 어렵다는 질병청의 설명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복잡한 시스템의 미래 상황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많은 입력 변수가 사용되어야 하며, 특히 중장기 예측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입력 변수들의 변화 가능성까지 반영해서 예측해야 하므로 정확하게 목표 수치를 맞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다양한 수리 예측 모델을 이용하고 각 모델에서 다양한 입력 요인들을 적용하여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려는 여러 연구가 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또한, 각 기관에서는 다른 예측 모델의 추정값을 인용하기 때문에 이번 재유행의 정점에서의 확진자 수에 대한 예측이 최소 약 13만 명에서 최대 약 33만 명으로 차이가 크게 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언론 등의 기관에서는 각 수리 예측 모델마다 측정된 오류값을 기준으로 예측 정확도가 높은 예측 모델의 예측값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에서는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예측 오류를 최소화하는 예측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예측값을 제시할 때는 하나의 값을 제시하기보다는 최소값과 최대값, 그리고 각 값의 발생 가능성(예측 신뢰도)도 함께 제시해 목적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코로나 재유행 상황에 맞는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정부 당국에서는 휴가, 광복절 연휴, 그리고 학교 개학 등이 있는 8월의 말에 재유행의 정점이 올 수 있음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통해 피해 없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어 코로나의 전파력이 높고, 미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자의 56%가 감염을 자각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코로나를 전파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볼 때 요즘 확진자 수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코로나 위중증 환자 수 및 사망자 수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재유행의 국면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모든 국민들은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오미크론이 노약자 및 질병 취약 계층에게 전달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본인의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주변의 확진자를 접촉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자가 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자가 진단으로 양성이 나온 경우에는 바로 지정 의료기관에서 신속 검사 및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자기 주도적이고 체계적인 검사를 실시해야만 자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를 주변에 퍼트리는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자기 주도적인 검사와 주변 보호적인 대처 방안이 지속되어야만 바이러스 생산지수를 낮춰 코로나의 발생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일상을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김유성 인하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장

[경제프리즘]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 수립에 부쳐

올해는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2013~2027)을 세우는 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15일 착수회의를 개최하고 수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이래 장기요양서비스는 노인돌봄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2012년 제1차 장기요양 기본계획 수립 당시 5.7%였던 공적장기요양 보호율은 2019년에는 8.6%까지 올라갔다. 장기요양서비스가 노인인구 증가 속도를 넘어서서 빠르게 확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전히 아쉬운 점도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아직도 낮은 수준인 공적장기요양 보호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양적 확대에 발맞춘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아울러 필수서비스의 위상에 걸맞은 공공성 확보도 큰 과제다. 장기요양서비스를 비롯한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되지만, 그 핵심은 공적 가치의 실현이다. 이는 돌봄서비스가 이윤 같은 사적 이익이 아닌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해야 함을 의미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 같은 공적 기관이 서비스 제공 주체가 되는 것은 공공성을 강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민간기관도 공공성을 구현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공공재의 성격을 띠고 있는 사회서비스를 전달하기에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즉각적이고 철저하게 구현할 수 있는 공적 기관이 유리한 점이 많다. 복지환경의 변화에 따라 서비스 전달체계나 내용을 개선해 나가야 할 때, 국공립시설을 넉넉하게 확보하고 있다면 정책이 일선까지 더 빠르게 전달될 수 있기도 하다. 노인돌봄과 아동돌봄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2021년 기준으로 23%까지 올라온 국공립어린이집 이용아동비율은 장기요양서비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 당시 11%였던 국공립보육시설 이용아동비율이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은 국공립보육시설을 이용아동 대비 30% 수준으로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각적으로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해온 서울시의 경우 올해 3월에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이 전국 광역시도 중 최초로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공적 시설이 주요 주체로서 역할을 하기 위한 국공립시설의 비율은 30%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노인요양시설 정원 중 국공립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에는 장기요양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의 확대, 돌봄종사자 처우개선 등은 물론 국공립시설의 확충을 위한 중장기적 로드맵도 포함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지영 인천광역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중소기업의 인력난 풀기

글로벌 공급망 확보 경쟁과 미·중 갈등 속에서 중소 제조기업들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기업현장에선 인력을 구하지 못해 공장가동을 줄이거나 멈추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런 구인난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현상, 비수도권 지역의 일자리 외면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 감소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문제이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지난 6월말 실시한 인천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결과에서도 기업들은 원자재가격 상승 지속(46.2%)과 기업현장 구인난 지속(20.1%)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정부, 기업 등 경제주체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층위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도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기업수의 99%, 종사자수는 88%를 차지하는 나라경제의 핵심인자이나 자본부족과 기술경쟁력 약화, 인력난 등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상황은 우수인력에 대해서 기업간 인력 빼가기가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중견·중소 기업으로 갈수록 인력 공동화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한마디로 임금인상과 근로조건의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을 상회하는 무리한 임금인상 및 근로여건의 개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에 문제해결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인력난 문제는 한꺼번에 해결은 불가능하니 작은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난 완화를 위해서는 급한대로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을 늘려야 한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E-9 비전문취업 비자 소지자)가 2019년말 27.7만명에서 2022년 5월말에는 22.3만명으로 감소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제조현장 인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또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교를 통해 중소기업 제조 인력을 양성하는 특단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외에도 현행 산업기능요원제도 개선, 중소기업 조세지원,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장기근속자 주택우선공급, 근로자 및 자녀학자금 전폭적 지원과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확대하는 것도 인력난을 완화하는 방법의 하나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경제프리즘] 올 하반기 인천 부동산 시장 전망

지난해 인천의 아파트 가격은 약 22.6% 상승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발 금리인상, 집값이 최고점이라는 인식, 국내외 여러 요인으로 올해 인천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세제개편안, 8월 발표 예정인 주택공급대책, 하반기 추가적인 금리인상까지 예상되면서 인천의 부동산 시장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얼어붙고 있다. 인천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사겠단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기준선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매매수급지수를 보면 이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난 22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인천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보다 3.1%p 떨어진 88.5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91.5를 하회할 뿐만 아니라 경기 지역 90.0보다도 낮은 수치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아파트 매물은 더욱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빅테이터 전문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인천의 매물은 4.6% 감소한 2만6천511건을 기록했다. 매물의 감소 폭이 광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다. 지난 21일 기획재정부는 법인세, 소득세 감면을 뼈대로 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세제개편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세부담을 줄이고 징벌적 과세를 정상화하겠다”며 주택거래 활성화 및 1세대 1주택자의 세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종부세 과세 체계가 주택 수 기준에서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게 된다. 현행 1.2%에서 최대 6%에 이르는 다주택 중과가 폐지되고 다주택자도 1주택자와 동일한 기본세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정부의 예상과 달리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종부세, 보유세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관망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매물 잠김, 거래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뿐만 아니라 서울도 아파트 매물이 1% 이상 감소했다. 반면 올해 인천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보다 배 이상 늘어난 4만2천호로 최근 5년 대비 최대 수준이다. 매물은 점점 줄고 있는데 오히려 아파트 공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에서 인천의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지금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과 레버리지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은 금리 인상기에 정부 정책과 맞물려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인천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보단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하반기 인천 부동산 시장에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경제프리즘] 고독사 예방을 위한 지자체의 역할

고독사예방법이 제정된 지도 2년을 훌쩍 넘었다. 이에 따라 복지부 장관은 5년마다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세워야 하며, 복지부 장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도지사는 매년 고독사 예방 시행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고독사예방법에서는 고독사를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 시간이 흐른 후 발견되는 죽음’이라고 정의했다. 혼자서 겪는 죽음 자체보다도 그러한 죽음을 유발한 관계의 단절에 먼저 주목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외로운 죽음은 이제 개인적인 불행을 넘어 국가적인 중대사가 되었다. 외로움에 대한 국가적 대응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에서는 외로움을 정서적인 문제가 아니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2018년에는 외로움 담당부서를 신설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자체가 정부의 정책을 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2014년 연천군 홀로 사는 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조례를 시작으로 노인 중심의 고독사 예방 조례들이 제정되다가, 몇 년 전부터는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고독사 예방 조례들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광역지자체들도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2018년에 고독사 예방 종합대책을 수립했고, 최근에는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구, 울산, 부산, 경기 등 10개 광역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 및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인천시도 2022년에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과 고독사 위험자 발굴 계획을 수립했으며 연내에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다. 아직은 고독사 위험자의 발굴과 이들을 위한 응급 지원이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는 조례의 이름에 걸맞게 사회적 고립을 해소함으로써 고독사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까지 이르기를 바란다. 고독사를 예방하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끊겨버린 사회적 연결을 다시 잇는 것이기에, 정신건강이나 사회복지 분야는 물론 일상 곳곳에서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사회 전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공동체 기반 시설 확충도 사회적 연결 회복을 위해 중요한 방책이다. 「고립의 시대」의 저자 노리나 허츠는 ‘공동체를 이루려면 벽돌과 사람이 둘 다 있어야 한다’며 마을상점을 지키고 지역의 중심가를 살림으로써 사람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지역주민들과 미세한 상호작용이야말로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민선8기가 시작되면서 도시환경정비 계획들도 본격화되고 있다. 편리성과 친환경성은 물론 공동체에 대한 기여도까지 고려한 도시계획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김지영 인천광역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경제프리즘] 新경제통상 플랫폼, IPEF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세계 힘의 중심(Center of Gravity)’으로 규정하였다. 이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및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통해 새로운 국제통상 질서에 대응하는 성격이 짙다. 국제통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는 미국의 가치동맹(Value Alliance)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출범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통상환경의 핵심요소가 ‘효율성’에서 ‘회복력’으로 변화함에 따라 공급력·회복력 강화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IPEF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상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출범한 IPEF는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 14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전통적 무역협정이 상품과 서비스 시장개방을 목표로 한다면 IPEF는 공급망의 안정화, 첨단기술·산업과 디지털 무역, 청정에너지 등 신통상 이슈 중심의 새로운 경제통상협력체라 할 수 있다. IPEF는 RCEP, CPTPP보다 국내총생산과 인구 기준으로 볼 때 큰 규모의 경제협력체이며, 우리와의 교역규모는 3,890억 달러(총규모의 39.7%)에 달한다. IPEF는 일본과의 두 번째 FTA라는 점 그리고 한·미·일 3국이 경제통합과 협력을 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IPEF에 참여함으로써 반도체·청정에너지·핵심광물·원자재·곡물 등 역내 공급망 협력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다변화를 꾀해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등 디지털 신기술과 산업의 탈탄소 전환, 청정에너지 분야의 민관협력의 확대가 예상된다. 그리고 인프라투자, 공동 프로젝트 참여 등을 통한 인도·태평양 시장진출 확대와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IPEF의 참여와 공급망 복원력 강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주도적 대응은 지금의 경제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를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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